Categories: 기사

버려진 자재로 다시 쓰는 건축의 미래, 뉴 스트리트 힐 하우스 이야기

재건과 재생의 미학: 버려진 재료로 재탄생한 뉴 스트리트 힐 하우스 (New Streat Hill House)

환경을 위한 건축, 재탄생의 철학을 담다.

대지에서 솟아난 건축물, 자연과 조화를 이룬 디자인. 이 모든 요소가 동화처럼 어우러진 사례가 바로 영국 베이커브라운 스튜디오(BakerBrown Studio)의 작품 *뉴 스트리트 힐 하우스(Nest Streat Hill House)*입니다.

동남부 영국의 사우스 다운스(South Downs) 국립공원에 위치한 이 주택은 폐허가 된 오래된 방갈로에서 인상적인 집으로 거듭났습니다. 특히, 건축 과정에서 사용된 재료의 상당 부분이 원래 부지에서 버려졌던 자재였다는 점에서 이 프로젝트는 재건축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Table of Contents

Toggle

불타버린 방갈로, 다시 자연 속에 안기다

2017년 화재로 파괴된 1950년대 방갈로. 이 붕괴된 가옥은 나무와 벽돌 잔해, 깨진 콘크리트 등으로 뒤덮여 있었습니다. 클라이언트는 원래 건축물의 경미한 리모델링을 의뢰했으나, 화재의 영향으로 완전히 새로운 디자인이 불가피하게 되었죠.

여기서 베이커브라운 스튜디오는 단순히 다른 재료를 들여오는 대신, *순환 경제(circular economy)*라는 철학을 적극적으로 접목했습니다. 폐허 속 잔해들을 하나하나 분류하고, 주변의 버려진 자재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으며 이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입니다.

예를 들어, 불에 탄 벽돌은 깨진 상태 그대로 창틀을 장식하는 재료로 활용되었으며, 구 콘크리트 덩어리는 윈도우 실에 새로운 역할을 부여받았습니다.

건축물이 땅과 하나가 되는 방법

뉴 스트리트 힐 하우스는 750m² 규모의 초대형 주택임에도, 자연으로부터 이질감을 주지 않는 특별한 디자인이 눈길을 끕니다.

충분한 사전 조사를 바탕으로 이 주택은 절반 정도가 남쪽의 언덕 경사면에 파묻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이는 자연 채광과 단열 효과를 극대화할 뿐 아니라 대지와 집의 시각적 어우러짐을 이루는 핵심 요소가 되었습니다. 주택의 지붕은 초록빛 들판으로 뒤덮였으며, 멀리서 보면 두 개의 헛간 건물이 초원 한가운데 놓인 것처럼 보이도록 디자인되었습니다.

현대 건축 속 전통적 기술 숨결

이 프로젝트의 또 다른 매력은 자재와 기술적 접근입니다. 베이커브라운 스튜디오와 *로컬 웍스 스튜디오(Local Works Studio)*가 함께 작업하며, 근처에서 벌목된 참나무와 애쉬 다이백(Ash Dieback)으로 인해 죽은 물푸레나무가 주요 재료로 활용되었습니다. 오페라 공연장 프로젝트에 사용될 예정이었던 이 목재는 결국 주택의 글루램 구조와 삼층 계단에 사용되어 새로운 사명을 찾게 되었습니다.

내부에서도 독창성은 빛을 발합니다. 벽은 현장에서 직접 채취한 분필(chalk)과 점토(clay)를 배합하여 제작된 석고로 마감되었으며, 테라조 바닥과 노출된 목재 프레임이 따스한 감성을 자아냅니다.

주변 환경과 공존하는 공간 구성

이 집은 단순히 사람을 위한 공간에 그치지 않고, 자연과 공존하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특별합니다. 바람이 강하게 불어오는 경사지의 특성을 고려해 반개방 정원을 적재적소에 배치한 점이 그 예입니다. 또한, 이 정원은 바깥 경관을 내부 공간으로 끌어들임으로써 가족 생활은 물론, 집 자체에 자연의 리듬을 더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폐기물은 없다" – 디자이너의 철학

베이커브라운 스튜디오의 설립자 던컨 베이커 브라운(Duncan Baker-Brown)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그의 핵심 신념을 다시 확인했습니다. 그는 "세상에 쓸모없는 폐기물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며, 주변 환경과 스토리가 담긴 재료를 먼저 활용한 사례로 이번 주택을 자랑스럽게 소개합니다.